※여행 기간은 총 3박 4일이었고, 교토에서 먼저 1박 2일 머물렀습니다. 교토에서의 포스팅은 이곳을 참조※
서론
필자는 이전 포스팅에서 교토에서의 1박 2일 동안 일본의 다양한 신사를 둘러보았다.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했고, 관광지로서 손색없는 훌륭한 명소들이었다. 교토의 거리와 풍경, 그 하나하나를 곱씹고 싶다는 마음에 빡빡하게 짜 온 여행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여유를 부릴 수밖에 없었다. 왜 사람들이 굳이 나리타공항에서 약 2시간이 넘는 기차를 타고 교토까지 와서 천천히 도보 여행을 즐기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교토에 '느림의 미학'이 있다면, 오사카는 그 정반대다. 복잡하게 얽힌 번화가의 골목들, 눈길을 사로잡는 대관람차와 웅장한 전망대, 그리고 그 속에서 활기차고 빠른 억양으로 들려오는 칸사이벤과 오사카 사람들의 넉살은 젊은 여행자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필자는 과거 어머니를 모시고 오사카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헵파이브 관람차, 오사카성, 우메다 스카이빌딩 등 시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위주로 둘러보았지만, 딱 한 곳 가보지 못한 곳이 있었다. 바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다. 전 세계 테마파크 방문자 수 순위에서 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한 놀이공원. 그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놓친 것이 늘 마음에 남았고, 결국 이렇게 혼자라도 다시 오사카를 찾게 된 이유가 되었다.
난바역(~덴덴타운)에서 유니버셜스튜디오까지 가는법

1.덴덴타운에서 쿠로몬시장을 가로질러 오사카난바역까지 도보로 이동 (소요시간 15~20분)
2.오사카난바역에서 한신 난바선을 타고 니시쿠조역으로 이동 (소요시간 5~10분)
3.니시쿠조역에서 JR유메사키선을 타고 유니버설시티역으로 이동 (소요시간 5~10분)
4.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내린 후 표지판과 인파가 안내해주듯 자연스럽게 연결된 길을 따라 테마파크 입구에 도착
과정 자체는 단순해 보이지만, 막상 난바 지역에 도착하면 상당히 헷갈릴 수 있다. 그 이유는 ‘난바’라는 이름이 붙은 역이 무려 4곳이나 있기 때문인데,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각 역별로 인기 행선지와 특징을 정리해보았다.

1.JR난바역
JR 서일본이 운영하는 역으로, 주로 덴노지 동물원 및 츠텐카쿠를 방문하려는 관광객이 이용한다. 환승을 통해 유니버셜스튜디오 역에 도착할 순 있지만, 그 과정이 비효율적이므로 추천하진 않는다.
2.오사카난바역
한신 전철이 운영하는 역으로, 주로 사슴공원으로 유명한 나라 시로 가는 관광객이 이용한다. 또한, 환승을 통해 유니버셜스튜디오역에 도착할 수 있는 최적의 루트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가야 할 역이다.
3.난바역
‘오사카 메트로 주식회사' (민간기업)가 운영하는 지하철이다. 총 9개의 노선이 촘촘하게 얽혀있어 오사카 시내 전체를 아우르고 배차간격도 짧아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의 교통 허브 역할을 한다. 난바역에는 미도스지선, 요츠바시선, 센니치마에선 3개의 노선이 지나가는데, 미도스지선은 빨강색으로 구분되며 난바를 기준으로 남북으로 뻗어나가는 형태이고, 요츠바시선은 파랑색으로 구분되며 난바를 기준으로 서쪽으로 뻗어나가며, 센니치마에선은 주황색으로 구분되며 난바를 기준으로 동쪽으로 뻗어나간다.
4.난카이난바역
난카이 전철이 운영하는 역으로 간사이공항 직행열차 라피트가 출발하는 역이다. 보통 오사카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공항으로 가는 목적 외에는 잘 이용하지 않는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입구는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입구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대기 없이 도보 이동할 수 있는 표면상의 입구다. 이 구역에 들어서자마자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상징인 지구본 포토스팟이 위치해있다. 오픈런을 노리는 방문객은 이 구역을 신속히 통과해야 한다.
두 번째 입구는 가방과 귀중품을 검사하는 보안 검색대 입구다. 이곳부터 긴 대기줄이 형성되는데, 차양막이 없어 특히 여름철에는 양산이나 모자가 꼭 필요하다.
세 번째 입구는 실제 티켓 또는 모바일 QR코드를 확인하는 최종 입구다. 양옆으로 넓게 퍼져있는 형태의 입구인데, 여기서 꿀팁은 최대한 왼쪽 줄로 진입하는 것. 상대적으로 줄이 짧은 경우가 많아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뛰지 말아달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직원의 모습이 인상적이지만, 이 길목에서 느긋하게 있다가는 닌텐도 월드에 입장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닌텐도 월드는 테마파크 개장 직후 약 10~30분간 프리패스 입장이 가능하다. 이 시간 내에 입장하지 못하면, 곧바로 이어지는 정리권 배부를 노려야 한다. 하지만 정리권은 입장 시간대별 선착순으로 굉장히 빠르게 마감되기 때문에, 그러한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보다는 프리패스 시간대에 바로 입장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다들 잘 알고있는 것이다. 하지만
해리포터 존



해리포터 존에는 포비든 저니와 플라이트 오브 더 히포그리프 두 가지 어트랙션이 있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어트랙션인 포비든 저니는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호그즈미드 마을의 큰길을 따라 가장 안쪽 호그와트 성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히포그리프는 다이노소어나 헐리우드 드림(백드롭) 같은 롤러코스터에 비해 다소 임팩트가 약하다는 평이 많아 후순위로 미뤘고, 포비든 저니만 탑승한 뒤 바로 쥬라기 공원으로 이동했다.
쥬라기 공원

쥬라기 공원에는 플라잉 다이노소어와 쥬라기 파크 더 라이드 두 가지 어트랙션이 있다. 이 중 플라잉 다이노소어는 할리우드 드림 더 라이드(역주행 한정)와 함께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투톱 어트랙션으로 꼽힌다고 한다. 롤러코스터를 좋아했던 필자가 정말 타고싶었던 어트랙션이다.
몸이 앞으로 향한 채 눕혀진 자세로 운행되는 이 놀이기구는, 탑승 자세 때문에 신발을 벗고 타는 사람도 종종 보일 정도로 강렬한 첫인상을 선사했다. 전통적인 롤러코스터의 무서움을 평가하는 척도인 에어타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계속 땅을 내려다보게 되기에 고소감이 상시 느껴지고, 수직 다이빙, 360도 연속 회전, 나선형 낙하, 뒤틀린 낙하 등 일반적인 롤러코스터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스릴 요소가 가득하다. 다만, 1분 30초에서 2분 내외로 짧은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어 대기 시간이 길다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 후 쥬라기 파크 더 라이드를 탑승했는데, 이 어트랙션은 스릴보다는 볼거리에 좀 더 집중된 느낌이었다. 마지막에 약 16.7미터 높이에서 55도 경사로 낙하하는 구간이 있긴 했지만, 그 외 나머지 구간은 평탄하게 이어져 스릴보다는 공룡 조형물과 영상 등 다양한 테마 연출을 감상하는 데 중점이 맞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옷이 젖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개인적으로는 한 번 타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6월 28일부터 7월 18일까지는 쥬라기파크 더 라이드가 휴관 예정이니 동선계획에 차질이 없길 바란다.
이쯤 되자 닌텐도 월드 프리패스 기간이 끝나고 정리권 배부 시간이 다가왔다. 필자는 운 좋게도 가장 빠른 시간대의 닌텐도 월드 정리권을 받을 수 있었다.
닌텐도 월드


게임에서는 주인공 마리오가 이러한 그림들 속으로 들어가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별을 모으고, 납치된 공주를 구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실제로 이 그림을 보니, 마치 게임 속처럼 그림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외에도 게임 속 요소들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 놓아, 팬이라면 누구나 감탄할 만한 공간이었다.

닌텐도 월드는 인기 에리어인 만큼 마리오 카트: 쿠파의 도전장, 요시 어드벤처, 돈키콩 컨트리 세 가지 어트랙션이 있다. 그중 요시 어드벤처는 강한 뙤약볕 아래에서는 타기 어렵다고 판단해 포기했고, 돈키콩 컨트리는 신규 어트랙션이라 2시간이 넘는 긴 대기시간이 있어 결국 마리오 카트만 탑승하고 나왔다.



AR(증강현실) 기술과 프로젝션 매핑, 모션 트래킹 등이 결합되어 있어, 4명이 한 팀이 되어 카트를 운전하면서 아이템을 던지고 코인을 수집하는 등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단순히 앉아서 감상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얼마나 적에게 많은 데미지를 입혔느냐에 따라 마리오팀의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승부욕을 불태워 참여하면 재미가 배가된다.
미니언 파크


미니언 파크에는 프리즈레이 슬라이더와 미니언 메이헴 두 가지 어트랙션이 있다. 프리즈레이 슬라이더는 유아용으로, 아이와 함께 오면 즐기기 좋은 어트랙션이다. 필자는 어른 혼자였기에 곧바로 미니언 메이헴으로 향했다.

미니언 메이헴은 귀여운 미니언들과 함께 4D 시뮬레이터를 체험할 수 있는 어트랙션이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생동감 넘치는 효과, 그리고 적당한 스릴이 어우러져 남녀노소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기기 좋았다. 실제로 탑승하는 내내 탑승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애머티빌리지 에리어의 유일한 어트랙션인 죠스도 타고싶었지만 아쉽게도 이 날은 휴관이었다.

할리우드 존

클래식한 건물들과 화려한 간판,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와 스트리트 퍼포먼스를 보다 보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입장하자마자 스릴 넘치는 어트랙션으로 향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곳은 여유롭게 산책하듯 둘러보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할리우드 존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의 대표 어트랙션인 할리우드 드림 더 라이드가 있으며, 시즌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가 상영되는 시네마 4D 시어터(Cinema 4D Theater)도 이 지역에 밀집해 있다.


내부 상영관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색안경을 쓰고 감상하는 4D 영상에 실제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 몰입감이 상당했다. 어린 시절 투니버스와 챔프 TV를 즐겨보던 세대라면 익숙하게 느낄 법한 줄거리였지만,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마치 한 편의 무대 공연을 보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4D 영화를 본 뒤 다시 해리포터 존으로 돌아와 처음 테마파크에 입장했을 때 건너뛰었던 플라잉 히포그리프를 마저 탔고, 버터맥주 한 잔으로 여운을 마무리했다. 논알콜 음료임에도 단맛이 강해 술보다는 디저트를 먹는 느낌이었고,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맛이 별로였다. 슬러시 버전도 있지만 크게 기대되진 않는다.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경험했으니, 미련 없이 테마파크를 떠나기로 했다.
결산, 그리고 마무리
필자가 오늘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탑승했던 어트랙션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렇다.
1. 해리포터: 포비든 저니
2. 플라잉 다이노소어
3. 쥬라기 파크: 더 라이드
4. 마리오카트: 쿠파의 도전장
5. 미니언 메이헴
6. 할리우드 드림 더 라이드 (역방향)
7. 해리포터 히포그리프
4D상영관을 제외하고도 익스프레스 패스 없이 7종류의 어트랙션을 탔고 특히 플라잉 다이노소어는 3번이나 탔으니 이만하면 충분히 본전 뽑은 것 같다. 정말 정신없고 알찬 하루였다!


어제 카레를 먹고도 또 카레를 먹으러 왔다. 집에서 수도 없이 만들어본 카레지만, 일본 카레는 정말 담백하면서도 중독성이 강해 그 레시피를 꼭 배워오고 싶을 정도다. 남들이 흔히 먹는 돈카츠카레를 먹으면 재미없으니 가지 카레를 주문해버렸는데, 한국에서 카레를 먹을 때 마다 계속 생각날 것 같은 맛이었다.



라피트는 최고 속도 약 110km/h로 간사이공항과 난바역을 약 30~40분 만에 연결한다. ‘레트로 퓨처’를 콘셉트로 한 강렬한 선두 형상과 항공기에서 영감을 받은 타원형 창문이 특징이다. JR 특급 열차보다도 느린 속도지만, 라피트는 ‘빠름’보다는 ‘쾌적함’과 ‘편리함’에 중점을 둔 공항 특급열차라는 점이 큰 강점이다.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ICOCA 카드 잔액이 남아 있을 경우 환불 시 최대 220엔의 수수료가 차감된다. 따라서 애매하게 남은 잔액은 편의점에서 간단한 식사나 간식으로 소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엔화 동전은 한국에서 환전 가능한 곳이 매우 제한적이므로, 동전 또한 간사이공항 내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후기
여행 후기를 쓰게 된 건 청년도전지원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분의 권유도 있었지만, 사실 그보다도 이 경험을 글로 남겨두고, 내가 다시 예전처럼 방 안에 틀어박히려 할 때마다 꺼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때마다 이 글이 스스로를 붙잡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능한 한 자세히, 솔직하게, 그때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기록해본다.
혼자 놀이공원에 가는 건 굉장히 씁쓸한 경험이었다. 교토에서는 혼자였기에 오히려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던 경치와 여유가 있었지만,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일 때 그 재미가 배가된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어쨌든 마음속에서 계속 올라오는 막연한 두려움과 피해망상을 잠시나마 떨쳐내고, 평소 타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던 플라잉 다이노소어를 그 순간만큼은 아이처럼 순수하게 원없이 즐길 수 있었다.
처음엔 무턱대고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공항 안에서 급하게 일정을 짜고 직접 실천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름의 실행력과 결단력을 발휘했고, 작지만 분명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무난한 인생의 레일에서 벗어나 있는 지금, 이 미약한 전진이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닐지 모르지만, 나에겐 아주 큰 용기였다. 늘 실행에 앞서 걱정만 쌓아두고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빈 도화지같은 인생에 처음으로 다른 색의 물감을 묻힌 기분이라고 억지로라도 의미부여 해본다.
이번에 느낀 감정 그대로, 주말에라도 집 앞 공원으로 러닝을 나가보려 한다. 그게 익숙해지고 체력이 조금 붙으면 주방 아르바이트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내가 번 돈으로 부모님 제주도여행 보내드리고, 또 술을 퍼마시며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까지 생긴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새벽에 글을 쓴다는 건 참 위험한 일인 것 같다. 일기장이 되어버리기 전에, 이쯤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